미국에서 돌아온 후 한 달이 지났습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에서라도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사실 뉴욕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 글을 작성하려 했지만, 밤에 타는 비행기는 상상 이상으로 피곤했습니다.
그 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지금 이 포스팅을 하는 중입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저는 도쿄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도쿄에 대한 이야기도 곧 할 예정입니다.
이전 두 개의 포스팅에서 4일간의 짧은 이야기밖에 하지 못했지만, 나머지 14일간의 긴 이야기는 이 포스팅 하나에 담아보려 합니다.
워싱턴 D.C.는 제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저는 원래 여행할 때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다닌다기 보다는 그저 그 곳의 문화와 음식을 느껴보고 싶어합니다.
그런 저에게 워싱턴D.C.는 그저 관광지들이 잔뜩 모여있는 곳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 그리고 기념비적인 장소들.. 모두 제게 흥미를 주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 신기했던 것은 미국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대화가 불가능한 곳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D.C.에서는 숙소를 중심지에 잡지 않고, 차량으로 15분 정도 걸리는 외곽에 있는 호텔로 잡았습니다. 세탁을 하러 근처 코인세탁소에 방문했을 때 영어로 대화가 되지 않아 당황스러웠습니다.
직원분이 스페인어만 구사하셔서 번역기를 이용해서 의사소통 했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은 스페인어권 이민자들의 수가 매우 많다고 합니다. 아마 제가 갔던 코인세탁소가 스페인어권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동네가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해 봅니다.
D.C.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나이아가라로 이동했습니다.
운전만 11시간.. 긴 시간이었지만 미국의 장엄한 풍경을 보며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캐나다 국경을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나이아가라 뷰 호텔을 이용했습니다. 정말 후회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아직도 호텔 창 밖으로 보이는 거대한 폭포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다음날 가까이 가서 봤는데, 너무 거대해서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엄청난 물보라와 물 떨어지는 소리. '대자연' 정확히 그것이었습니다.
생에 처음으로 카지노도 다녀왔는데, 무서울 정도로 게임에 몰입하고 돈을 거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나이아가라 4대 와이너리 중 하나인 'Peller Estates Winery' 도 다녀왔습니다.
캐나다의 나이이가라는 아이스 와인이 유명합니다.
아이스 와인은 영하 10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만들어야 가장 맛있다는데, 나이아가라의 기후가 아이스 와인 생산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강원도에서 생산하면 정말 맛있을 것 같습니다.
와이너리 투어를 했는데, 사실 전 와인에 대해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저 와이너리를 구경하며 가이드님이 주는 와인 시음만 열심히 하고 왔습니다.
캐나다에서도 참 다양한 음식을 접했습니다.
이건 캐나다인들의 소울푸드인 푸틴입니다. 감자튀김에 치즈 커드를 듬뿍 올린 후 그레이비 소스를 뿌려 먹는 음식인데 제 입엔 너무나도 짰습니다.
이런 고칼로리의 나트륨 덩어리 음식이 전통 음식이라니.. 캐나다 전통 따라가다가는 금방 저승사자 보러 갈 것 같습니다.
캐나다 본토의 메이플 시럽은 정말 맛있더군요.
캐나다에서 이런 다양한 음식을 먹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음식은
캐나다의 국경을 넘어 호텔로 이동하다가 우연히 본 한글 간판이 기억에 남아 다음 날 찾아간 한식집에서 먹은 한식이었습니다.
비빔밥, 로제떡볶이, 부대찌개 이 세 음식 가격의 합이 77.34 캐나다달러로 한화 76,470.29원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역시 사람이든 음식이든 외국물 먹으면 비싸지나봅니다.
아, 물론 이 음식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가격 때문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해외를 여행하며 그리웠던 한식을 먹는 순간 알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정말로 맛있었습니다. 가격 따위는 잊히는 맛이었습니다.
캐나다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다시 11시간을 운전하여 뉴욕으로 이동했습니다
뉴욕으로 가는 길에 사격장에 들러서 마음껏 사격도 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총을 안전고리 없이 자유롭게 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특히 이 거대한 대물 저격소총을 발사할 때의 그 반동은 마치 누군가 주먹으로 제 몸을 강하게 때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사격을 마친 후 뉴욕으로 이동하여 차량 반납 후 4일간 머물렀습니다.
이후 뉴욕에서 보낸 4일간의 이야기에서는 음식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더는 허가가 나지 않아 남아있는 가게가 몇 없다는 화덕피자.
미국식 아침 하면 생각나는 럼버잭.
사실 개발된 곳은 캐나다라고 한다.
미국 흑인들의 소울 푸드라는 치킨 & 와플.
생각보다 조화로워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2일간 저녁으로 먹었던 포터하우스 스테이크.
포터하우스는 소의 채끝 등심과 안심이 같이 붙어있는 부위인데 티본 스테이크와 유사하지만 안심 부위의 크기가 더욱 크다고 합니다.
첫 번째 사진은 '올드홈스테드', 두 번째 사진은 '울프강 스테이크'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올드홈스테드'의 스테이크가 고기 본연의 향이 잘 느껴져서 더 맛있었습니다.
여행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올드홈스테드'의 스테이크입니다.
첫 번째로 먹는 순간 음식으로는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감동과 놀라움이 몰려왔고, 두 번째 먹을 땐 감탄했습니다. 뉴욕에 다시 갈 일이 있다면 이곳은 꼭 다시 갈 것 같습니다.
뉴욕 푸드 트럭들의 왕이라고 생각되는 할랄 가이즈도 여행하는 동안 두 번이나 먹었습니다. 제 입맛에 아주 잘 맞았습니다.
푸짐한 고기가 인상적이었던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이렇게 뉴욕에서의 마지막 4일 동안 수 없이 많은 음식들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즐겁지 않을 수가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14박 16일간의 미국 동부 여행.
언어의 장벽에 막혀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다양한 인종이 화합하며 살아가는 곳에서,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곳의 문화를 직접 느껴보며 많은 것을 배운,제 생에 첫 해외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16시간의 긴 비행은 덤입니다.